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0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논의했다.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 검증 협력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해양 방류를 위한 IAEA에 따른 과학적·객곽적 리뷰(검토)는 국내외의 이해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한 대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으로서도 계속 투명성을 가지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그로시 사무총장은 계속해 협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양 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방침을 확인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원자력 시설의 안전 확보를 위한 IAEA의 대처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많은 시설이 있는 장소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안전 확보가 극히 중요한 상황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 측은 원자력 시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IAEA가 우크라이나 원전 안보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200만 유로(약 26억8000만 원)를 지원할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조만간 방문할 생각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내년 봄부터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 등이 포함된 오염수를 희석해 해양 방류하겠다는 후쿠시마 제1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 계획 안전성 검증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서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시찰해 폐로 작업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준비 상황 등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그로시 사무총장 등 IAEA 측의 5명이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약 2시간 동안 시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후쿠시마 제1 원전 시찰은 재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사용이 끝난 핵연료 처리, 방사성 물질이 비산을 막기 위한 커버 설치 공사 등의 모습, 오염수 보관 상황, 오염수 방사성 물질 농도 분석 절차 등을 확인했다.
시찰을 마친 그로시 사무총장은 “폐로 프로세스나 처리수 방출에 관한 준비는 기대 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방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공표하는 것을 IAEA로서 검증해 뒷받침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후쿠시마 제1 원전을 방문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올렸다. 오염수를 보관한 탱크 앞에 서서 “2년 만에 후쿠시마에 돌아왔다. IAEA로서 이 중요한 프로세스를 시작하기 전에도, 진행하고 있는 사이에도, 완료한 후에도 여기서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분명한 진전을 보여주고 앞으로도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로 녹아내린 폐로의 핵심 핵연료(데브리)가 남아있는 원자로 건물에는 비와 지하수 등이 흘러들어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해 ‘처리수’로 부른다. IAEA도 처리수로 부르고 있다.
일본은 이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화 처리한 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은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13일 이 ‘처리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봄 오염수에 물을 섞어 트리튬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출할 것이라고 일정을 밝힌 바 있다. 해저 터널을 통해 원전의 1㎞ 앞바다에서 방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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