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방일 바이든 극진한 환대
“性평등과 거리 먼 현실” 지적도
바이든, 납북 피해자 가족 만나
무릎 꿇고 얘기 나누며 포옹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박 3일간 일본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3일 하루에만 두 번의 식사를 같이하며 지극히 환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역대 일본 총리는 미 대통령이 일본을 찾았을 때 식사 접대에 고민을 거듭한 역사가 있다”고 소개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도쿄 고급 연회장 ‘핫포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비공식 만찬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연어구이, 닭고기구이, 태평양산 랍스터 등이 올랐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그가 2011년 방문했던 미야기현 나토리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수해 디저트로 제공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 부통령 자격으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곳을 찾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을 배려해 건배 음료로는 레몬사이다가 등장했다.
만찬에는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裕子) 여사가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을 맞았다. 옥색 전통 기모노를 입은 그는 만찬장에서 직접 말차를 만들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넸다. 일본 정부는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 등에 공개했다.
전통 복장을 입은 여성이 깍듯한 자세로 남성에게 허리를 숙여 차를 대접하는 장면을 ‘극진한 환대’라며 보여주는 것 자체가 성(性)평등과 거리가 먼 일본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는 물론이고 동양 주요국에서도 정상회담 식사 자리에서 여성이 남성을 대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는 중남미를 방문하느라 남편의 아시아 순방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조사에서 일본은 156개국 중 120위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미일 정상회담 후 북한 납치 피해자 가족도 면담했다. 1977년 13세 때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 씨의 모친 사키에 씨 등 8가족, 11명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릎을 꿇고 일부 피해자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포옹도 했다. 1972년 첫 아내와 장녀를 교통사고로 잃은 그는 “당신들의 마음을 나도 잘 안다”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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