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방위 무역 보복으로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2년여간 얼어붙은 가운데 호주 재무장관이 관계를 풀고 싶다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철폐할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호주가 중국의 무역 압박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무역 보복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 호주에 있는 고용주와 노동자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보복 관세 해제는 호주와 중국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하는 아주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와 중국은 몇 년간 무역 갈등을 빚어온 데다, 보수 성향의 직전 스콧 모리슨 정부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유린 의혹 등 서방의 대(對)중국 공세에 사사건건 참여하면서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
호주는 미국을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자국 5G망에서 배제하는 조치에도 합류했다. 이에 중국도 와인과 석탄, 보리 등 주요 제품 수입을 중단하고 대호주 관세를 부과하면서 두 나라는 외교 채널은 작년 5월 끊겨버렸다. 당시 중국은 호주산 와인에 대해 최대 218%에 달하는 관세를 매겼다.
이후 지난 22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신임 총리가 당선되며 호주에서는 9년 만에 노동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호주에서 노동당은 으레 친중 성향으로 분류돼 왔기 때문에 한껏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970년대 중국과 호주가 수교할 당시 호주의 집권당도 노동당이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호주의 노동당 정권 출범 소식을 접한 즉시 축전을 보냈다. 이는 근 2년 만에 이뤄진 중국과 호주 간 고위급 접촉이엇다.
리 총리는 “중국은 호주와 함께 과거를 검토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주 새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어려운 채로 남을 것”이라며 먼저 관계 개선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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