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2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방어를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해 “만약 북한이나 중국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 역시 대만 방어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육군장관을 거쳐 국방장관을 지낸 에스퍼 전 장관은 10일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를 출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미 군 당국의 새 한미 연합작전계획에도 중국에 대한 대응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같은 미국 동맹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하면 한국에 쉽지 않겠지만 자유와 규칙을 바탕으로 한 국제질서를 지지하는 국가들이 협력해 중국이 충돌 대신 다른 길을 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와 관련해 “쿼드가 한국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면서도 “한국이 중국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데 의문이 든다면 (참여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합의한 데 대해선 “중요한 성과”라며 “연합훈련은 양국 군 지도부와 외교관 차원 교류를 통해 동맹을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미일 3각 협력 강화와 관련해선 “(장관 재직 시절) 한국과 일본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두고 갈등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며 “이제 한미일은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에 대응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이는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위기를 크게 고조시킬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중요한 카드(핵실험)를 쓰지 않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탄도미사일 발사나 다른 괴상한 짓에 대응할 수 있는지 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문재인 정부가 전시작전권 전환에 필사적이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당시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미가 합의한 모든 조건을 더 낮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전작권 전환 조건은 효과적인 대북 억지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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