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취급도 못받는’ 우크라 전쟁 포로들…그들은 또다른 피해자다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27일 14시 35분


3개월째 지속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측에 수많은 피해를 낳았다.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했고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는 전장은 황폐화됐고 주민들은 전쟁을 피해 삶의 터전을 떠났다. 전쟁 관련 모든 피해는 전장에 있던 군인들의 손에서 시작됐다. 즉 군인들은 전쟁에서 가해자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두 국가에 소속된 군인들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여러 전장에서 승패가 엇갈리는 가운데 패한 군인들은 적국의 포로가 됐기 때문이다. 보통 전쟁 포로들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들에게 그런 호사는 없었다.

AF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전쟁에서 포로가 된 군인들에게 인간대접도 해주지 않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무자비한 행태를 꼬집었다.

러시아는 최근 80일간의 대치 끝에 마리우폴을 장악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 과정에서 3826명의 우크라이나 군을 포로로 잡았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8000명의 군인을 포로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생포한 아조우 연대 소속 군인들을 1949년 제3차 제네바 협정에 의해 정의된 전쟁 포로가 아닌 ‘테러범’으로 취급해 전범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조우 연대는 2014년 돈바스 내전 당시 친러반군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민병대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정규군이다. 러시아는 이들을 신나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아조우스타 출신 우크라이나 수감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방식의 처우를 ‘신나치’라고 비난했다.

윌리엄 샤바스 영국 미들섹스대 국제법 교수는 “협정에 따라 포로 지위는 정쟁중 포로로 잡힌 군인 뿐만 아니라 군에 속한 민병대에도 적용된다”며 “이들은 모욕과 폭력, 협박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의 행태도 러시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 발표는 안했지만 우크라이나군도 키이우 등 다수의 전장에서 수많은 러시아군 포로를 붙잡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많은 NGO 단체들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에게 모욕을 주고 비인격적 대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강제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러시아군 포로의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HRW는 또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포로들의 다리에 총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공개된 후 우크라이나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포로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포로 교환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AFP는 이미 두 국가 사이에 포로 교환은 국제법의 영역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몇차례 군인과 민간인 교환을 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례는 없다.

다만 러시아측 협상가 레오니드 슬루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와 우크라이나 포로를 교환해 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청을 현재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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