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총기규제, 나 혼자선 못해”…공화당과 협상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1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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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살바도르 
라모스(18·왼쪽 사진)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신의 모습. 한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그가 12일 인스타그램에 총기 사진을 
게시한 후 자신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살바도르 라모스(18·왼쪽 사진)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신의 모습. 한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그가 12일 인스타그램에 총기 사진을 게시한 후 자신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미국이 잇단 총격 참사로 충격에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를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과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동안 총기 소유 권리를 계속 옹호해온 공화당도 최근 정치적 합의를 모색하고 있어서 총기 규제가 진전을 볼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의 총격 참사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에는 10건이 넘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화당과 총기 규제 협상을 묻는 질문에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모든 사람이 더 이에 대해 합리적으로 되고 있다고 본다. 최소한 그것이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화당 당내 1인자로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과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주)을 가리켜 “매코널 의원은 합리적인 공화당원이라고 생각한다. 코닌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매코널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총기 규제 법안과 관련해 민주당과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보라고 코닌 의원에게 권고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은 (이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계속 이렇게 갈 수 없다는 점을 그들 측면에서도 인정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취할 수 있는 행정 조치를 할 수 있고 계속 그럴 것이지만, 무기를 불법화하거나 신원 조회 규정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의회의 도움 없이는 총기 규제를 도입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의회에는 총기 판매시 신원 조회 기간을 늘리는 등의 규제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50대 50으로 양분하고 있어서 공화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상원에서 양당 의원들은 소그룹으로 모여 일부 규제안의 초당적 합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검토 중인 법률 중에는 위험인물에 대한 총기 압수 법안(red flag law) 등이 포함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성능 무기는 자기 보호나 사냥 측면에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며 공격용 무기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또 “수정헌법 2조는 절대적인 게 아니다. 수정헌법 2조가 통과됐을 때 우리는 기관포를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총기 소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는 1791년 도입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헌법을 존중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내에서 총기난사는 거의 매일 같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유밸디의 총격 참사 이후에도 최소 14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비영리단체인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총기난사(mass shooting)는 한 사건에서 4명 이상이 총을 맞아 사망 또는 부상을 입는 경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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