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대만의 TSMC도…
세계 매출 상위 15곳 중 7곳 日기업
일부 공정은 점유율 90%로 높아
日, 美와 장비협력 강화에 힘써
반도체 제조 분야 세계 수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여전히 일본 미국의 제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 상위 15개사 가운데 7개사가 일본 업체였다. 삼성전자에 주요 장비를 납품하는 도쿄일렉트론(3위)을 비롯해 어드반테스트(6위), 스크린홀딩스(7위), 고쿠사이일렉트릭(9위), 히타치하이테크(12위) 등이다. 매출 1위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를 비롯해 4위(램 리서치), 5위(KLA), 8위(테라다인)는 미국 기업이다.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웨이퍼에 감광액을 바르는 코터(coater)와 현상하는 디벨로퍼 장비 부문에서 세계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열처리 장비 시장 전체로 보면 도쿄일렉트론, 고쿠사이일렉트릭 2개사가 세계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카메라 업체로 더 잘 알려진 캐논과 니콘도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는 노광(露光·exposure) 장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반도체 품질 테스터 분야 세계 1위다.
닛케이는 “반도체 회로에서 소자(素子)와 집적회로 칩을 세로로 쌓는 3차원화가 진행되면서 반도체 장치 제조업체가 강한 일본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분야 제조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정밀성이 요구되면서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일본 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자국 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미국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초 미국 뉴욕주 반도체 연구 클러스터 ‘올버니 나노테크 콤플렉스’를 방문해 IBM, 현지에 진출한 도쿄일렉트론 등을 둘러봤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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