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남중국해 불법조업, 군대 투입해 막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일 03시 00분


“어장 먹어치우는 국가 있다” 직격… 군사 충돌 가능성도 배제 못해
이달말 채택 나토 新전략개념에 ‘中, 주요 위협’ 처음 명시하기로
“한국 등 아시아 동맹과 협력 확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군대를 투입해 남중국해 등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불법 조업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포위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달 말 채택할 신(新)전략개념에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처음 명시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나토 간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 취임식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의) 불법 조업에 대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해안경비대와 해군, 군대를 동원해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겨냥해 “어장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모든 것을 남획하고 있는 어떤 국가가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 뒤 “우리는 해안경비대와 해군, 군대를 동원해 개입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중국 불법 조업에 대한 감시·추적 시스템 구축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의 불법 조업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동맹국과 함께 군사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중국은 불법 조업 선단에 준(準)해군 성격의 해양민병대를 보내 남중국해 등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는 주변국의 해안 진입을 막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미국과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해양민병대는 중국 해군과 연계돼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 등 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 방침을 담은 신전략개념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이 회의에 한국과 일본 등이 참여한다며 나토와 아시아 동맹국들 간 연계 전략을 공식화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신전략개념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전략개념이 대응할 도전에는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와 중국과 러시아 간 ‘무제한적 친선 관계’,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악의적인 행동,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기반이 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포함된다”고 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이 “유럽연합(EU)과 인도태평양 파트너들 간 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동맹국의 방어와 억지 능력을 새롭게 할 예정”이라고 한 대목이 주목된다. 중국을 나토와 아시아 동맹국들이 직면한 공통의 위협으로 규정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련된 동맹국 단합의 모멘텀을 중국 견제 전선으로 옮겨 오겠다는 구상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나토의 새로운 전략적 개념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강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는 시대에 대비하고 억지력과 방어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파트너들과 더욱 밀착해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위해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을 초청했다. 줄리앤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한일 및 호주, 뉴질랜드 외교장관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참석은 나토 안보 대화의 영역을 (중국을 겨냥한) 첨단 기술과 사이버 안보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국가들로 (나토 정상회의를) 확장하는 것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 러시아와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의 전략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남중국해#불법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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