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우크라 침공후 위기 고조 영향
의회, 134조원 특별방위기금 승인
올해 국방예산 51% 증액 예상
美-中 이어 국방비 세계 3위 도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에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군 현대화 및 국방예산 증가에 1000억 유로(약 134조 원)를 순차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주변국의 반발을 우려해 군축 기조를 고수하던 독일이 러시아에 맞서 본격적인 군사 대국의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독일 연방하원이 3일 1000억 유로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의 구체적인 지출 계획 및 집행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독일군이 올해 3월 구매 계획을 밝힌 미국의 최신식 전투기 ‘F-35’, ‘치누크(CH-47F) 헬기’ 등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31년까지 지급할 예정이던 전신 방탄복, 야간 투시경 등 최신 군사물자의 보급 계획 또한 2025년으로 6년 앞당겨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470억 유로(약 63조 원)였던 독일의 국방예산 또한 올해 51% 늘어난 710억 유로(약 95조29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일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3번째 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FT는 분석했다. 지난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1.53%였다. 이번 기금 확보로 독일은 201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약속한 대로 2024년까지 매년 GDP 대비 2.00%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은 이번 기금 조성을 위해 헌법도 개정했다. ‘흑자 재정’을 중시하는 독일 헌법은 정부부채의 규모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해 왔다. 이에 의회는 지난달 말 초당적 합의를 통해 이 기금은 예외로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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