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닛케이, 세계 1만3600개 기업분석
“韓정부 탈원전-전기요금 억제 탓”
올 1분기(1∼3월) 역대 최대인 약 6조 원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가 세계 전력회사 중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큰 수익 감소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모든 업종을 통틀어서도 수익 감소 폭이 세계 10위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워스트(최악) 10’에 이름을 올렸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세계 1만3600여 기업의 올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전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억 달러(약 6조2600억 원) 감소한 49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 탈원전 정책과 전기요금 억제 정책으로 한전이 최대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에너지회사 유니퍼(44억 달러 감소)가 그 뒤를 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6조4766억 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손실이 9조1623억 원에 달했다.
닛케이가 이날 공개한 수익 악화 기업 15곳 중 한국 기업은 한전이 유일했다. 올 들어 글로벌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기업 손실을 크게 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362억 달러)을 비롯해 영국 석유회사 BP(―250억 달러), 스웨덴 인베스터(―178억 달러), 미국 아마존닷컴(―119억 달러) 등이 수익이 악화한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꼽혔다.
수익이 개선된 기업으로는 유가 상승에 힘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168억 달러 증가)와 브라질 페트로브라스(83억 달러)가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8억 달러·15위)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닛케이가 순위를 공개한 15위 이내에 들었다.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및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선전이 수익 개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77조7800억 원, 영업이익 14조1200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0.5% 늘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반도체에 비해 가전, TV, 보급형 스마트폰 등에서 예년보다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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