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인플루언서의 아이스크림 홍보 방송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천안문 사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가 만든 아이스크림 모양이 탱크를 연상시켜 검열에 의해 방송이 취소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천안문 사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젊은 세대의 궁금증이 커진 것이다.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정보를 숨기거나 삭제하려다가 오히려 큰 관심을 얻으면서 해당 정보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스트라이샌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 1억6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리자치(李佳琦)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영국 유니레버 아이스크림 브랜드 ‘비네타’ 홍보를 진행했다. 리 씨는 이날 방송에서 아이스크림을 층층이 쌓고 옆면에 둥근 쿠키를 붙이면서 차량 모양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초콜릿 스틱을 얹자 탱크와 유사한 모양이 완성됐다.
이때 별다른 멘트 없이 방송이 중단됐다. 리 씨는 이튿날 새벽 자신의 웨이보에 “여러분, 정말 미안하다. 내부 장비 고장으로 생방송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다음 방송에서 이어서 소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틀 후인 5일로 예정됐던 방송까지 결방되면서 팬들의 우려가 커진 상태다. 웨이보에는 ‘리자치 무슨 일이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빨리 방송 복귀를 희망한다” “아무 일 없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천안문 사태에 대한 젊은 세대의 궁금증을 되레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화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을 중국군은 탱크를 동원해 유혈 진압했다.
하지만 엄격한 당국의 검열로 인해 1992년생인 리 씨나 ‘링링허우’(00後·2000년 이후 출생) 세대에서는 ‘천안문 사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공교롭게도 해당 방송은 천안문 사태 33주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이번 방송 중단으로 젊은 세대들이 검열을 우회해 천안문 사태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차이나 디지털타임스의 에릭 류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스트라이샌드 효과”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며 “만일 중국이 리자치 씨의 이름을 완전히 검열한다면 이 사건은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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