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7%→2.5% 하향, 中 4.3% 제시
개도국,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직격탄
1970년대보다 인플레 수준은 낮은 편
세계은행이 7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4.1%에서 2.9%로 크게 낮췄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코로나19 등으로 고전하던 각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로 안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 투자 약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WP는 세계경제가 이런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저성장과 고물가가 합쳐진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처음이라고 평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1월 3.7%에서 2.5%로 낮췄다. 중국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5.5%)에 못 미치는 4.3%에 그칠 것으로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미 악화일로였던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무역과 금융 네트워크에 손상을 입혀 식료품 물가가 더욱 상승하면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료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에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국에 식료품, 연료 등의 비용 지원이나 부채탕감 정책을 펼 것을 권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개발도상국이 전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도국의 경우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펜데믹 이전보다 5%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물가상승이 지속되면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수요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기조가 특히 신흥시장의 경기 악화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도국의 경우 외국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천문학적인 부채를 지고 있다. 특히 흔히 빈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약 4분의 1이 국가부채를 변동금리로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신용을 긴축하면 가뜩이나 자금난에 처한 이들 빈국의 상환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은행은 오늘날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기가 70년대와 완전히 같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석유 값이 2~4배로 뛰었던 70년대 오일쇼크에 비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오늘날 석유 값 상승은 80년대 석유 가격 상승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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