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기간 관저 등서 파티
英총리 첫 범칙금 물고 신임 투표, 집권 보수당서 찬 211-반 148표
지지율 작년 7월 44% →4월 22% “권위 약화… 사임요구 계속될 것”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8·사진)가 이른바 ‘파티게이트’로 말미암은 보수당 신임투표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존슨 총리의 불신임을 요구한 ‘반란표’가 41%나 나와 당내 리더십 붕괴 직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스스로 사퇴하라’는 목소리까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6일 집권 보수당 하원의원 359명을 대상으로 한 총리 신임투표 결과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 존슨 총리를 재신임했다.
존슨 총리는 2020∼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 간 이동 및 모임이 금지된 봉쇄 기간에 총리 관저 등에서 수차례 파티를 즐긴 것이 확인돼 최근 범칙금이 부과됐다. 현직 총리가 범칙금을 물게 된 것은 존슨 총리가 처음이다. 지난해 말 파티게이트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여론이 악화돼 신임투표까지 이르게 됐다.
존슨 총리는 투표 결과가 나온 후 “완전한 승리(complete triumph)”라며 “설득력 있고 결정적인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국민을 돕는 일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언론은 그의 지도력이 치명적으로 손상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할 리더십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이번 투표에서 얻은 찬성률(59%)은 2018년 12월 브렉시트 문제를 풀지 못하던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보수당 신임투표 때 받은 63%보다 낮다”며 “존슨의 권위는 이미 약화됐고 사임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 전 총리는 재신임을 받았지만 6개월 뒤 물러났다.
일간 가디언도 “소속 당 의원 10명 중 4명이 불신임할 정도로 신임을 잃었다”며 “보수당은 존슨 탓에 계속 내분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슨 총리는 이날 “조기 총선 생각은 없다”고 밝혔지만 그의 내각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면 당내에서 조기 총선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설문조사 결과 존슨 총리 지지율은 지난해 7월 44%에서 올 4월 22%까지 하락했다. 존슨 총리 부부가 3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에 등장하자 군중은 심한 야유를 보냈다.
야당은 존슨 총리와 보수당에 대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제1야당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분열된 집권당이 문제 해결 계획이 없는 존슨을 신임했다”며 “존슨 내각 및 여당의 문제를 집중 부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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