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7일(현지 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당분간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엄청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지금 가장 최우선 경제 과제”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높은 물가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조 바이든 행정부 책임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 식량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만큼 물가 급등은 외부 요인이 더 크다는 뜻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과 여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처에 실패했다고 질타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취할 조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에 “불행하게도 그것이 잔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통령은 의회 등에 유가를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실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류세 일시 감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하지만 필요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다음달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유가 안정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일반 휘발유 가격은 이날 갤런 당 4.92달러로 전주보다 30센트 올랐다.
옐런, 러몬도 장관의 발언은 40년 만에 미국이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고유가에 직면한 상황을 미 고위 당국자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앙은행 금리 인상 외에는 딱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가를 빨리 잡는다며 갑작스럽게 긴축을 할 경우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어서 통화당국의 고민이 크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 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난달에 이어 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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