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50년만에 다시 올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8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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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AP/뉴시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AP/뉴시스
세계은행이 7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서 1970년대에 겪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50년 만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중국의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복합적인 악재로 지목했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도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4월 발표된 성장률 속보치(0.7%)보다도 낮아졌다.

세계은행은 이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 4.1%에서 2.9%로 1.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5.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은행은 내년과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각각 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 투자 약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올해 선진국이 2.6%,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이 3.4% 각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 1월 전망치에 비해 1.2%포인트씩 낮아졌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 3.7%에서 2.5%로 낮췄고 중국도 5.1%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1월 전망보다 11.3%포인트 낮은 마이너스(-) 8.9%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균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평균 이하의 성장세가 수년 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며 많은 나라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악의 결과가 현실화될 경우 앞으로 2년간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1~2024년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가 2.7%포인트 둔화할 것이라며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1976~1979년 경기 둔화 속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무역 장벽을 없애고 제품 생산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잠정치)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쳐 한국도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 아이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 1.3%까지 올랐다가 올해 민간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다시 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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