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저하 심각한 러군, 전쟁 피하려 위장 결혼 꼼수…우크라, 도청 공개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9일 11시 38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5일째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러시아 병사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가짜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한 친구의 전화 도청 내용을 공개했다.

도청 대화 속 남성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치거나, 죽거나, 공식적인 철수 명령이 있어야 한다”며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친구에게 ‘혼인 등록 사무소에 가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며 “여자친구는 ‘안 된다, 그건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SBU는 “러시아 점령군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가짜 결혼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SBU가 입수한 러시아 침략자들의 통화 내용으로 입증된다”고 말했다.

SBU는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휴가 제한을 강화하면서 점점 더 많은 러시아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갈 핑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 탈영병이 많아 통제가 크게 강화됐다”며 “얼마나 독창적이었든 간에, 위장 결혼이라는 선택지는 군인들에게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SBU는 이날 또 다른 도청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군인들이 식수 부족과 더위에 시달리고 있으며, 겨울용 두꺼운 군복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화에서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우리는 물 없이 여기 앉아 있다. 더위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우울하다”며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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