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지원 준데다 가뭄까지 겹쳐
러의 우크라 밀 수출 봉쇄도 원인
올해 소말리아서만 448명 사망
“특단 조치 없으면 100만명 아사”
“올해에만 자식 4명이 죽는 걸 지켜봤어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영양실조 치료소에서 오울리요 하산 살랏이 말했다. 약 90km 떨어진 마을에서 영양실조로 힘없이 울어대는 아들을 안고 모가디슈까지 걸어온 그였다. 스스로 말할 기운조차 없어 보이는 살랏 주변에는 제대로 먹지 못해 깡마르고 기력을 잃은 엄마와 아이들로 가득했다.
8일(현지 시간) 유니세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인도 지원이 줄어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굶어서) 숨지는 아동이 폭발적으로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소말리아 주재 유엔 인도주의조정관 아담 압델물라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분명히 수천 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뿔은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등 소말리아반도에 있는 국가를 일컫는다. 현지 인도주의단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소말리아 전역 영양실조 치료소에서만 어린이 448명이 숨졌다.
이 지역 기아(飢餓) 상황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더 악화됐다. 소말리아 등에서는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이 발생해 가축 수백만 마리가 폐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밀 수출을 막은 데다 식용유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식료품 가격도 크게 치솟았다.
유럽에서는 특단의 조치 없이는 이 지역에서 100만 명 넘는 아사자(餓死者)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이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밀 수출을 봉쇄하고 있는 것은 수백만 어린이와 여성 남성을 인질로 잡아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다”면서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훨씬 더 파과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이집트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모여 아프리카 식량 위기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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