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장기화 따른 피로감으로 서방 결의 약해질까 우려” AP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0일 17시 57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려는 서방의 결의를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제공했다. 유럽은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실향민 수백만명을 수용했다. 유럽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제재하는데 있어 2차 대전 이후 전례없는 단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2월24일 전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의 충격이 진정되면서 장기간 계속되며 고착화하는 갈등과 서방 강대국들 사이의 악화되는 이해 관계를 이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타협에 나서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종의 타협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서방의 제안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평화에 대한 조건을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전쟁에 대한)피로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 자신에게 이로운 결과를 원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한 (또 다른)결과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평화 제안은 거부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비록 푸틴의 침략이 “역사적인 오류”였지만, 세계 강대국들이 “러시아를 모욕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외교적 경로를 통해 함께 탈출구를 만들할 수 있다”고 말해 분노를 샀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양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돌프 히틀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유럽이 1938년 나치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일부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허용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름반도와 지난 8년 동안 크렘린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의 지배 아래 있던 돈바스 일부 지역 탈환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새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를 밀어내려 한다.

그러나 전쟁으로 매달 50억 달러(약 6조3425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단합에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 위해선 서방으로부터의 첨단무기 지원이 필요하고,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제재를 계속한다는 서방의 결의가 필수적이다.

싱크탱크 펜타센터의 정치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러시아는 서방을 약화시키기로 결심했고, 서방 국가들이 지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나이젤 굴드-데이비스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크게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서방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놓고 아직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서로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과 원자재 부족이 전기료, 연료비, 식료품 가격 상승에 직면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주기 시작하면서 유럽 각국들에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싱크탱크 ISPI의 마테오 비야는 “러시아를 제재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있어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사이에 피로감이 조성되고 있으며 일부 회원국들의 경우 제재를 계속하려는 의지가 분명 약해지고 있다. 이는 유럽의 단결이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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