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잦아들지 않는 인플레이션 및 유가 상승 국면에서 다시금 석유 회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서 진행한 인플레이션·공급망 관련 연설에서 “모두가 엑손의 이익을 알아야 한다. 왜 올해 엑손의 이익이 얼마인지 얘기하지 않는가”라며 자국 최대 석유·가스 회사인 엑손모빌을 정면 겨냥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국 내 인플레이션 국면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 전력 휘발유 가격은 이날 레귤러급 기준 무려 갤런 당 4.98달러까지 치솟았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엑손은 올해 신보다 더 많이 돈을 벌었다”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석유 회사들이 시추를 하지 않는다며 “왜 시추를 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그들은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엑손을 향해 “투자를 시작하라. 당신의 세금을 내기 시작하라”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성명에서는 “주유소 가격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부분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주요 원인”이라고도 했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나의 최고 경제 우선순위”라고 규정하고, “미국인이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안다”라고 했다. 이어 불안에 공감을 표하며 “나는 휘발유 가격이 급격하던 시기의 가정에서 자랐고, 이 문제는 테이블에서 논의되던 것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한 번도 식료품과 휘발유에서 ‘푸틴세’ 같은 것을 보지는 못했다”라고 했다. 현재의 휘발유·식료품 가격 인상 책임을 재차 러시아 탓으로 돌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 경제는 고유한 힘을 보유했다”라며 자국의 강력한 고용 시장 상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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