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밀을 비롯한 식량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쌀이 ‘푸드 인플레이션(Food+Inflation)’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국제 쌀 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01.4였던 쌀 가격지수는 지난달 109.2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 데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까지 겹치며 주요 작물들의 가격은 폭등했다. 이에 각국에서는 ‘식량 안보’를 내세우며 식품 수출 금지 조처를 내렸다.
대표적으로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달 밀 수출 금지를 선언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설탕의 수출도 제한했다. 세계 팜유의 60%를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규제했고, 말레이시아는 이웃 국가인 싱가포르로 가는 닭고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푸드플레이션을 겪을 다음 작물이 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의 소날 바르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 가격이 상승하면 쌀로 대체돼 쌀의 수요가 증가한다”며 “앞으로 쌀 가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의 식량 보호와 물가 상승 간 악순환을 우려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식량 수급 우려를 불러일으켜 물가를 악화시킨다”며 “농업을 위한 사료와 비료, 운송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고, 더 많은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 쌀 생산량 1·2위는 중국과 인도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억1140만 톤, 인도는 1억7760만 톤을 생산해 두 국가에서만 총 3억8900만 톤을 생산한다. 이는 전 세계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데이비드 라보드 선임 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인도가 밀과 설탕의 수입 금지 조처를 고려하느라 쌀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인도가 살에 대해 수츨 금지 조처를 내릴까봐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을 낮추는 수출 금지보다는 농민에게 이익으로 돌아가는 가격 인상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보다 낙관적인 시각도 있다. 바르마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진 세계적으로 쌀 재고가 풍부하고, 인도의 올해 쌀 수확량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쌀에 대한 위험은 낮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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