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미국 월트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개봉을 전면 금지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UAE 청소년문화부 산하 미디어규제국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 영화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기준을 위반해 영화관 상영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라시다 칼판 알 누아이미 미디어규제국 국장은 규제 이유에 대해 “영화 몇몇 장면들에서 동성애자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화 속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의 친한 동료로 나오는 엘리시아 호손이 연인 관계인 다른 여성과 키스하는 장면 등이 문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중동 지역의 이슬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UAE에서도 동성 관계는 불법이다. 이에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등 중동 국가 및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도 ‘버즈 라이트이어’ 관람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도 UAE와 같은 이유로 ‘버즈 라이트이어’가 상영되지 못할 전망이다. ‘버즈 라이트이어’ 제작자 갈린 서스만은 “디즈니가 아직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받진 못했지만 중국은 과거 동성애에 대한 묘사를 거부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시장 중 큰 규모에 속하는 중국에서의 상영을 포기하더라도 원작 편집 등 인위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버즈 라이트이어의 목소리로 출연하는 배우 크리스 에번스는 “사회의 포용성을 넓히는 데 있어 우리가 참여한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라며 “어떤 곳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게 불만스러운 일이다. 그들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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