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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원숭이두창 39개국 3100명 확진·의심…비상사태 내주 결정”
뉴스1
업데이트
2022-06-15 09:03
2022년 6월 15일 09시 03분
입력
2022-06-15 01:02
2022년 6월 15일 0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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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입국자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공동취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39개국에서 1600명 확인되고 1500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중 32개국은 기존 엔데믹(풍토병) 지역이 아닌 첫 발병 지역으로, 이 같은 비(非)풍토병 지역 감염은 계속 확산 중이다.
WHO는 오는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을 국제사회에 우려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분류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공중보건비상사태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과 소아마비에만 적용되는 WHO 최고 수준의 전염병 경보 단계다.
아울러 원숭이두창이 세계 곳곳에서 발병하며 알려짐에 따라 차별과 낙인을 막기 위한 새 이름도 이른 시일내 검토를 마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브라질 사망 보고 조사 중…확인시 비풍토병지역 첫 사망 사례 가능성
영국 보건안전청이 제공한 원숭이 두창 환자의 피부 발진 사진. 영국 보건안전청, UKHSA
AFP 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숭이두창 발병 현황과 관련해 “올해 들어 39개국에서 1600명이 확진되고 1500명의 의심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중 32개국이 최근 들어 원숭이두창이 발병하기 시작한 비풍토병지역으로 우려가 높지만, 기존 유행 지역인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도 최근 두 달 사이 1000여 명의 환자가 보고됐다는 게 WHO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유행 지역에서는 7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전했다. 그는 “아직 비풍토병지역에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브라질에서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와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브라질 사망 보고가 사실로 확인되면 1950년대 원숭이두창 발견 이래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의 첫 사망 사례가 된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원숭이두창의 발병은 이례적이고 우려스럽다”며 “바이러스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더 많은 국가들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응 강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내주 비상위원회를 소집해 이번 발병이 국제사회에 우려가 되는 공중보건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명 작업도 착수…이른시일내 발표
WHO는 현재 원숭이두창 개명 논의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아프리카 외신협회에 이어 지난주 국제 과학자 30여 명 단체 등이 재차 원숭이두창이란 이름은 차별적이고 낙인효과를 낳는다며 긴급한 개명 필요성을 제기하는 데 따른 것이다.
과학자 단체는 “현재 글로벌 확산 국면에서 (아프리카에서 유발했음을 시사하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언급과 명명법은 부정확할뿐만 아니라 차별적이고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전 세계 파트너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개명 논의를 하고 있다”며 “새 이름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1950년대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지만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에도 퍼졌다. 이후 수십 년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약 12개국에서 고유종으로 자리잡은 인수공통감염병이 됐다.
WHO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공동 권고안에 따르면 질병의 이름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 특정 문화, 사회, 국가, 지역, 직업 또는 인종 그룹에 불쾌감을 줘선 안 된다.
◇“대규모 백신 접종은 권장 안 해”
WHO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대규모 백신 접종은 일단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신 감염자 감시와 접촉추적 및 격리 방식 활용을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임상데이터는 제한적이고 공급량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 사용 여부에 대한 모든 결정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개인과 의료 제공자가 사례별 위험-편익 평가에 기초해 공동으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사문드 루이스 WHO 원숭이두창 담당 기술팀장은 “원숭이두창에도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천연두 백신이 몇 가지 있지만,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몇 년 전 기록과 임상이며, 임상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루이스 팀장은 “백신을 접종 중인 나라에 결과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해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런 결과들을 받는대로 WHO의 임시지침문서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럽연합(EU)은 원숭이두창 백신 11만 회분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도 지난 주말 50만 회분 추가 주문 사실을 발표했고, 독일과 스페인 등의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원숭이두창 백신으로는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천연두 백신으로 개발,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85% 이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진네오스’가 거의 유일하다. 각국이 사재기에 나설 경우 코로나 초기 때처럼 품귀를 빚을 수 있단 의미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백신은 필요한 모든 곳에서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과 치료에 대한 공정한 접근 메커니즘 개발을 위해 회원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은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며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발진과 피부 손상을 일으킨다. WHO에 따르면 주요 감염 경로는 사람간 접촉이며, 공기(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확인되지 않아 연구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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