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111일…러군·친러 반군, 돈바스 80~90% 장악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5일 11시 21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11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동부 돈바스 지역 80~90%가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세력 반군에 장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과 분리주의 세력이 돈바스 지역 80~90%를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구성된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전체 국토 약 9%에 불과하지만, 우크라이나 주요 산업 및 문화 지역으로 평가된다.

루한스크주 최대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고통스러운 손실을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불행히도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손실이 고통스러운 수준”이라며 “하지만 우린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더 큰 손실을 겪을수록 공격을 계속할 힘을 잃는다”며 “돈바스 향방은 앞으로 몇 주 누가 우위를 점할지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주에서도 고통스러운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르키우 지역의 완전한 안보를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세베로도네츠크 소재 아조트 화학공장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에 15일까지 투항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공장에는 아동 40명을 포함해 민간인 500명가량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러시아는 민간인 소개를 위한 인도주의적 회랑을 같은 날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들을 북쪽으로 50여㎞ 떨어진 스바토베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세베로도네츠크 전황이 현저하게 나빠졌다며, 리시찬스크와 도시를 연결하는 교량 3개가 전부 파괴돼 피란과 인도지원 물자 수송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군이 시내 80% 이상을 점령했다고도 분석했다.

다만 교량 파괴로 러시아군도 진격 및 병력·보급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 핵심 전선이 세베르스키도네츠크강 서안에 위치해있으며, 강 자체가 러시아군 진격을 막는 천연 방어벽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사이 보급과 증원을 방해하기 위해 다리를 파괴했지만, 이 때문에 정작 러시아군 도강이 어려워져 슬로뱐스크 공격이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다리가 완전히 끊긴 건 아니라며, 어렵지만 도시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스트리우크 시장은 “우리군은 여전히 도시를 방어 중”이라며 “어려운 환경에서 접선 지대를 따라 교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르키우주 남부 이지움에선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막심 스트렐닉 이지움 시의회 부의장은 CNN에 러시아군이 슬로뱐스크와 바르빈코게 방향으로 이동을 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움엔 민간인 1만50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도시에 전기, 물, 가스, 통신, 인터넷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렐닉 부의장에 따르면 도시 인프라 80%가 파괴된 상태다.

남부에선 러시아 점령 지역 탈환 작전에 조금씩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헤르손에서 약 20㎞ 내 지점에 병력을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세르히 흘란 헤르손 군사행정부 수장은 우크라이나 전술적 승리를 다수 거뒀으며, 적절한 시기 광범위한 반격을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선이 20㎞에 걸쳐 펼쳐져 있으며, 헤르손 서부에 위치한 두 마을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헤르손에서 북쪽으로 160㎞가량 떨어진 지점에서도 러시아 물류 수송 작전에 중요한 고속도로 통제권을 놓고 교전이 벌어졌다.

남동부 마리우폴에선 아동 추가 사망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법무장관은 마리우폴에서 아동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가 확인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사망한 아동 수가 28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사상 규모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에서 최후 항전한 아조우연대의 막심 조린 전 사령관은 제철소 방어 중 사망한 전사자 시신 수십구가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무기 지원이 절실하다며 재차 호소에 나섰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일부 전투 지역에서 러시아군 화력이 아군의 10배나 된다”며, 무기 지원을 서둘러 확대해달라고 촉구했다.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계기로 약 50개국이 참여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주재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국방 접촉 그룹’(UDCG) 3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추가 무기 및 장비 지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