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국적인 마사이 우지리(52)는 토론토 사장으로 팀을 2018~2019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으로 이끌었다. 아프리카인 사장이 팀을 NBA 챔피언으로 만든 건 우지리가 처음이었다.
2002년 ‘아프리카의 거인’이라는 재단을 설립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우지리는 해마다 오늘이 되면 “아프리카에서 스포츠는 이 대륙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중심 산업이지만 아프리카에는 좋은 훈련 시설이 부족하다”며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매해 6월 16일은 ‘아프리카 어린이의 날’이다. 1976년 6월 1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에서 인종차별 정책에 항의하다 희생된 어린 학생들을 기리는 차원에서 아프리카연합(AU)은 1991년부터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지리의 가장 든든한 동료 중 한 사람은 디디에 드로그바(44·코트디부아르)다. 드로그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에서 활약하던 시절 내전 중이던 조국 사람을 향해 “제발 딱 하루만 총을 내려 놓아달라”고 부탁해 이를 현실로 만든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드로그바는 은퇴 후에도 아프리카의 거인 재단을 통해 모국 어린이들에게 계속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스포츠센터 건립비용을 기부하기도 했다. 드로그바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서 ‘과거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올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프리카가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현지 시각) 특별 보고서에서 “(전쟁 여파로) 아프리카가 식량 부족 문제의 가장 큰 타격을 입어 5800만 명이 빈곤과 기아 상태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염병까지 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원숭이두창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에서만 올해 1400건 이상의 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고, 이미 6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출신 스포츠 선수들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NBA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디켐베 무톰보(56)는 “나는 미국에서 살 기회를 얻어 성공한 행운아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프리카에 있는 어린이들은 자신의 미래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내가 어디서 왔는지를 잊는다면 내 성공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자이르라고 부르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지켜보면서 컸다. 5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그가 의사를 꿈꾼 이유다.
그러다 “위대한 운동선수가 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말에 운동선수의 길을 걸었다. 무톰보는 의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1997년 재단 설립 후 아프리카 곳곳에 병원을 지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고 있다.
케냐 육상의 전설인 여자 마라토너 테글라 로루페(49)도 은퇴 후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자선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어려서부터 분쟁으로 피해를 겪는 어린이를 많이 봤지만 도울 수 있는 힘이 없어 아쉬웠다”는 로루페는 “스포츠는 우리에게 현명함과 용기를 주고, 이를 바탕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싸우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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