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공개된 홍콩 고등학교 새 교과서 ‘공민사회발전’ 4종에 실린 핵심 내용이다. 당시 홍콩 현지 언론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다른 외신에서도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시사교양을 가르치는 ‘공민사회발전’은 지난 2009년부터 홍콩 고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 왔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 4종 교과서는 아직 인쇄되지 않았으며, 중국 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항상 홍콩 주권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홍콩이 영국에 항복한 것은 1800년대에 있었던 불공정한 조약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1차 아편전쟁(1840~1842) 당시 영국군은 압도적 해군력으로 1842년 8월 난징 함락 직전까지 간다. 청나라는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영국과 난징조약을 맺는다. 홍콩은 이 난징조약으로 인해 영국에게 넘어간다.
이후 홍콩은 호황을 누리는 항구 도시이자 세계 금융 허브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영국은 홍콩을 식민지나 영국에 종속된 영토로 언급했다.
홍콩이 영국 식민지로 있었던 기간은 1841년부터 1941년까지, 1945년부터 1997년까지다. 150년이 넘는 셈이다. 그런 다음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하지만 중국은 난징조약 자체가 “강압 하에” 이뤄진 것인 만큼 결코 수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홍콩 정부도 1997년 본토 반환 이후 홍콩이 “조국으로 돌아왔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또 홍콩 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에선 과거 홍콩을 “영국의 식민지”라고 묘사했지만, 2020년에는 그 단어도 삭제됐다. 당시 그 같은 움직임을 보고 홍콩 내에서 중국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었다.
따라서 새 고교 교과서에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었다고 기술하는 것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홍콩 학생들에게 “중국 정체성” 심어주려는 시진핑 정부의 여러 시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새 고교 교과서에선 ‘식민지’와 ‘식민 통치’ 차이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국가가 외부 영토를 식민지라고 부르기 위해선 해당 지역에 대한 주권과 통치권이 있었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국은 홍콩에 대해 “식민 통치를 했을 뿐…그래서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다”라고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다.
새 교과서는 2019년 대규모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서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홍콩의 민주화를 외치다 현재 홍콩에서 추방된 티모시 리 전 의원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번 새 교과서에 대해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라며 깊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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