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포르도 핵시설서 우라늄 농축 순도 추가 상향 준비”-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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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1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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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에서 최근에 도입한 첨단 IR-6 원심분리기 가동을 준비 중인 것을 포착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우라늄 농축 순도를 추가로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포르도 핵시설은 산속 지하에 매장된 플랜트라 농축 수준을 더 쉽게 바꿀 수 있다고 IAEA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EA는 20일(현지시간) 회원국들에만 공개한 기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에서 농축우라늄 제조의 중요한 원료인 육불화우라늄(UF6) 가스를 IR-6 원심분리기나 클러스터에 주입할 준비를 하는 것을 지난 18일 IAEA 검시관들이 포착했다.

이와 관련, 이란은 원심분리기 패시베이션(보호막 씌우기)을 전날(19일) 시작했다고 IAEA 측에 이날(20일) 설명했다고 한다. 원심분리기 패시베이션은 우라늄 농축 전에 하는 작업으로, 육불화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는 과정도 이에 포함된다.

특히 포르도 핵시설에 설치된 원심분리기 166기 중엔 ‘개량 서브 헤더’를 설치한 원심분리기가 있다. 우라늄 농축 순도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량된 것이다. 서방 외교관들은 이 장비가 우려의 근원이라고 오랜 기간 지적해왔다. 이 장비를 통해 이란이 빠르게 우라늄 농축 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IAEA가 긴장하는 부분은 이번에 이란이 패시베이션 사실은 보고하면서도 이를 통해 얼마만큼의 순도 상향을 목표하는 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IAEA는 보고서에서 “패시베이션을 완료한 뒤 원심분리기에 어떤 생산 모드를 가동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란으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이란은 IR-6 원심분리기 2대를 사용해 5% 내지 20%까지 농축할 수 있다고 IAEA에 밝힌 바 있다.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이미 순도 60%까지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다. 순도 90%부터는 무기급으로 간주되며, 지금은 표류 중인 2015년 핵합의에서 제한한 농축 수준은 3.67%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핵합의를 일방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시킨 2018년 이후 우라늄 농축 순도를 높였는데, 합의 복귀 압박 차원이지 핵무기를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부인해왔다.

앞서 지난 8일 IAEA 이사회는 이란이 미신고 장소 3곳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을 설명하지 않은 데 대한 비난 결의안을 35개 회원국 중 30개국 찬성 의견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한 반발 조치로 이란은 2015년 핵합의에 따라 핵시설내 설치한 IAEA 카메라를 제거하고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 첨단 IR-6 원심분리기를 설치했다.

2015년 핵합의에서는 나탄즈 핵시설에서 제한 순도 이하로 우라늄 농축하는 걸 허용하고 있지만, 여기서 허용한 원심분리기는 IR-6보다 효율이 낮은 IR-1이다.

또한 2015년 핵합의에서는 포르도 핵시설에서의 우라늄 농축은 허용한 바 없다.

이란의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된 이 같은 긴장 고조의 근본적인 배경은 핵합의 복귀를 선언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 측과의 공동 복귀 로드맵을 쉽사리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미국과 이란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2015)’ 당사국은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작년 4월부터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빈)에서 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몇 가지 예민한 사항을 막판 합의하지 못해 협상이 교착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에 경제 제재 해제가 시급한 이란이 합의 타결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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