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삼림 위기에 대해 취재하던 중 아마존 내 원주민 마을 인근에서 살해된 영국 출신 언론인 돔 필립스의 장례식이 26일(현지 시간) 브라질 현지에서 열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57세. 고인은 생전 사랑했던 ‘제2고향’ 브라질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한 공동묘지에서 진행된 장례식에서 필립스의 여동생 시안 씨는 “그는 열대우림과 원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리려 했기 때문에 살해당했다”며 “이 비극의 시기에도 필립스의 마지막 이야기는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내 알레산드라 삼파이오 씨는 고인에 대해 “그는 전문가로서의 신념을 수호하고자 했을 뿐 아니라 큰 마음과 인류애까지 지닌 매우 특별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필립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가디언 등 유수 일간지에 브라질에 관한 글을 기고했던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15년 전 브라질에 정착했으며, 최근에는 불법 벌목꾼과 광부들에게 위협받는 원주민 공동체 보호 활동을 이어갔다. 2019년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아마존은 브라질 것이지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필립스는 5일 원주민 전문가인 브루노 페레이라와 함께 페루와 인접한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의 자바리 원주민 마을 인근에서 실종됐다. 실종 당시 그는 ‘아마존을 구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하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15일 용의자 일당을 체포한 뒤 이들의 자백을 토대로 고인의 시신을 찾아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이번 사건은 브라질 삼림 지역의 환경·인권 운동가가 살해된 가장 최근의 사건이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 산하 사목위원회는 올해 1월~5월까지 최소한 21명의 아마존 관련 환경·인권 운동가들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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