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토 新전략개념에 ‘中도전’ 직접 언급…亞-유럽 안보협력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9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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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침을 담을 신(新)전략개념을 채택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29일(현지 시간) 개막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중국의 군사·경제적 위협을 부각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신전략개념은 중국이 제기하고 있는 다면적인 도전에 대해 매우 직접적이고 분명한(clear-eyed) 방식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급속한 군사화와 비(非)시장적관행, 인권침해 등에 대한 전방위 대응을 예고한 것. 나토 회원국들의 가장 큰 위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앞세운 미국과 영국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중국에 대응한 공동 안보전선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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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보좌관은 28일 “이번 나토 정상회담은 유럽 전쟁 중 열리는 역사적인 회의”라며 “향후 몇 년간 동맹의 전략적 방향을 정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새로운 전략개념의 채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토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미국 등 30개 나토 회원국이 2032년까지 10년간 유지할 안보 전략 방향을 정하는 신전략개념을 채택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신전략개념은 제기하는 위협과 러시아가 유럽의 평화를 산산조각 낸 방법을 적나라하게 묘사할 것”이라며 “중국이 제기하는 다면적인 도전에 대해 매우 직접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위협을 ‘다면적 도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신전략개념에 중국의 대만해협 도발 등 군사적 위협은 물론 강압적 경제정책,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인권 침해 등을 모두 다룰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26~28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도 중국의 대만 해협 위협과 비시장관행, 인권 유린 등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영국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대만 방어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28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우리는 대만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행동이 빠를수록 더 낫다”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등에 대한 나토의 느슨한 대응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의 대만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영국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가 1949년 나토가 결성된 뒤 처음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 대해서도 중국을 겨냥한 안보협력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의 참여는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간 안보 연계가 심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승리의 충격은 아시아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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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며 폭등하는 물가 완화를 위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러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중국이 책임 있는 국가로 행동하길 원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통화를 갖고 중국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와 대중 관세 인하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나토의 위험한 담장 아래 서면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로 한국과 일본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위험한 담장 아래 서지 않는다’(不立乎巖墻之下·불립호암장지하)는 말은 맹자에 나오는 표현으로 처음부터 위험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며 “냉전적 색채가 짙고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강한 군사·정치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무엇을 주고 무엇을 잃게 할지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를 아·태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늑대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며 “불가피하게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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