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집중하다보니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대응 소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0일 17시 33분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건강 불평등’ 극복을 강조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야스민 달릴라 암리 수에드 주한 르완다 대사관 대사, 앤드류 헤럽 주한 미국대사관 부공관장,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 정인철 SD 바이오센서 IVD/분자 부문장 상무. 글로벌펀드 제공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건강 불평등’ 극복을 강조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야스민 달릴라 암리 수에드 주한 르완다 대사관 대사, 앤드류 헤럽 주한 미국대사관 부공관장,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 정인철 SD 바이오센서 IVD/분자 부문장 상무. 글로벌펀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코로나19 대응에 모든 보건의료 자원을 집중하다보니 ‘3대 감염병’인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대응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는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

30일 국제보건기구 ‘글로벌펀드’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코로나19 회복과 미래 팬데믹 대응 및 준비’라는 주제로 언론간담회를 개최했다. 글로벌펀드는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목적으로 2002년 만들어진 단체로 스위스 제네바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펀드에 기여금을 내는 공여국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그동안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노력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보건의료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다른 질병을 진단받거나 치료받기가 어려워졌고 봉쇄 조치가 내려진 국가에선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는 얘기다. 글로벌펀드에 따르면 결핵 치료를 받는 사람이 2019년 550만 명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450만 명으로 줄었다. 2020년 에이즈 검사 건수도 2019년 대비 22% 감소했다. 말라리아 사망자 역시 2020년에 2019년보다 13% 늘어났다.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는 “이 3개의 질병을 퇴치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들어갈 수 있는 위기”라고 말했다.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 동안 한국은 글로벌펀드에 2500만 달러(324억5000만 원)를 지원했는데 한국과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한 호주, 캐나다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샌즈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보건 위기가 닥칠 경우를 대비해 한국 등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앤드류 헤럽 주한 미국대사관 부공관장, 야스민 달릴라 암리 수에드 주한 르완다 대사관 대사,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정인철 SD 바이오센서 IVD/분자 부문장 상무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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