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간 가성비 따지는 신조어 ‘타이파’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0일 20시 16분


2시간 짜리 영화 보는 시간 못견뎌
줄거리 요약해놓은 유튜브 2배속 시청
뭐든 빨리 끝내려는 풍조 반영

28일 일본 도쿄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하고자 양산 쓴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도쿄=AP/뉴시스
28일 일본 도쿄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하고자 양산 쓴 시민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에서 최근 ‘시간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신조어 ‘타이파(タイパ)’가 등장했다. 가성비를 따지는 일본식 신조어 ‘코스파(코스트 퍼포먼스)’에서 ‘코스트(비용·가격)’ 대신 시간을 뜻하는 ‘타임’을 넣어 만든 단어다. 미음 받침 발음을 어려워해 ‘타임파’가 아니라 타이파로 부른다.

타이파는 시간을 잘 지키고, 효율적으로 쓰는 것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뭐든 짧고 빠르게 끝내려는 풍조를 가리킨다. 2시간짜리 영화 보는 시간을 못 견뎌 10분 안팎으로 요약한 유튜브 동영상조차 2배속으로 빠르게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10초 건너뛰기’와 비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동영상 수업을 2배속으로 듣던 학생들이 학교 오프라인 수업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마이니치신문은 30일 “젊은 세대가 비용 대비 효과 높은 걸 따지면서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모리나가 마유미 하쿠호도DY 연구원은 “일류대를 나와 좋은 회사를 들어가야 성공한다는 공식이 무너지면서 삶의 길이 다양해졌지만 정작 젊은이들은 정답을 찾기 어려워하고 초조해 한다”며 “조금이라도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타이파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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