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올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월 발표된 잠정치 ―1.5%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 경제 역성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때 6.9% 성장세를 보인 것에 비하면 경기가 확연히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저물가 시대가 끝났다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이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 나가서(기준금리를 올려서) 위험하다? 물론 위험은 있다”면서 “하지만 더 큰 실수는 물가 안정 회복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라는 더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경기침체 위험이 증가하더라도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완전히 다른 요인들로 경제가 돌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시대 이전과 같은 저물가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우리가 물가상승률 2%에,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면서 이른바 경제 ‘연착륙’을 자신하지 못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의 형태로 유럽을 다른 지역보다 심하게 강타하고 있다. 우리가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파월 의장에게 동감을 표했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상승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4월과 동일했으나, 전월 대비 상승률은 4월 0.2%에서 3배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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