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던진 케첩 닦던 20대 참모, 美의회폭동 증언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7월 1일 14시 50분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친슨(25)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점거 폭동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친슨(25)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점거 폭동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지난해 1월 미국 연방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각을 증언한 20대 전직 백악관 참모가 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친슨(25)은 지난 28일 하원의 의회난입 조사특위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장 폭동을 부추겼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느냐가 최대 관심사인 상황에서 미 언론은 허친슨의 증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허친슨의 상관이었던 메도스 전 비서실장과 팻 시펄론 전 백악관 법률고문 등 핵심 증인들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는 가운데, 허친슨은 의회 난입 당시 백악관 내막을 가장 잘 아는 인물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허친슨이 공개한 ‘케첩 증언’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허친슨은 2020년 12월 윌리엄 바 당시 법무부 장관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 선거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허친슨은 “복도 너머로 소음이 들렸던 기억이 난다”면서 자신이 갔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웨이터가 식당에서 테이블보를 갈고 있었고 벽에는 케첩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인터뷰에 극도로 화가 났고 먹던 점심을 벽에 던졌다”며 “나는 타월로 벽에 묻은 케첩을 닦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식을 놓았던 사기그릇은 깨져 파편이 바닥에 튀었다고 한다.

허친슨은 또 지난해 1월 6일 폭동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메도스 전 비서실장과 시펄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의 대화도 폭로했다. 폭동 당시 시위대는 상하원 합동 의회를 주재하던 당연직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외쳤다.

허친슨이 폭로한 두 측근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시펄론 전 법률고문은 “우리가 뭔가를 더 해야 한다. 그들(시위대)은 (펜스) 부통령을 매달아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도스 전 비서실장은 “그(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그 꼴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한다. 그(트럼프)는 그들(시위대)에게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문회에서 허친슨은 폭동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애국적이지도 미국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친슨의 증언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 소셜’ 계정에 “나는 캐서디 허친슨이라는 사람을 알지 못하며 내가 그에 대해 들은 얘기는 매우 부정적인 것들뿐”이라면서 “그의 가짜 이야기는 역겨운 사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음식 접시를 벽에 던졌다는 증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친슨(25)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점거 폭동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핵심 참모를 지낸 캐서디 허친슨(25)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미 국회의사당 난입·점거 폭동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허친슨의 증언을 두고 WP는 그가 트럼프 백악관에서 가장 어리고 경험도 없었지만 자신감 있고 차분하게 상관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침없이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부대변인을 지낸 새라 매슈스는 “나이가 두 배인 사람들이 증언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그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건 꽤 효과가 있다”며 “그가 엄청난 압박과 실질적인 신변 위협에도 전면에 나선 것은 용기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친슨은 트럼프 지지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직 백악관 참모는 허친슨의 증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백악관 재직 당시 허친슨은 메도우 전 비서실장의 충직한 부하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어떠한 행동도 불편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친슨은 뉴저지주 페닝턴에서 태어나 버지니아에 있는 크리스토퍼 뉴포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재학 중인 2018년 백악관에서 의회 담당 인턴을 했다. 졸업 후 같은 자리로 취업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탄핵 심판 때 메도스 전 비서실장과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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