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됐다면 주한미군의 철수를 계속 추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결심은 얼마나 완고했는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은 단호했고 끊임없이 이를 언급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국방장관을, 그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육군장관을 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일본에서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다”면서 “꽤 자주 이 문제를 언급했고 나와 몇몇 각료들이 만류했다”라고 설명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또 주한미군 철수를 막는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동의했다면서 “나는 한국, 일본, 나토 등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것은 ‘전략적 후퇴’라고 판단했고 이를 막기 위해 매우 유의했다”라고 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어느 정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과 주둔국이) 50대 50으로 부담하는 것이 시작점”이라며 전 세계 12위 안에 꼽히는 경제국인 한국 정부에 “한국과 미국의 국방을 위해 더 부담하라”라고 요청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해선 “중국을 경제적 파트너, 미국을 안보 파트너 이분화하는 것은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없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에스퍼 전 장관은 또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역할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가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냈다.
아울러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한국군도 미군을 지원해 군사개입을 하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미국이 개입한다면 일본과 한국 역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수행 지원이 됐든 무역과 경제 교역 중단이 됐든 대만 유사시 역내 국가들은 분쟁에 말려들고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그런 충돌은 두 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육군장관, 국방장관 당시 활동한 내용을 담은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를 지난 5월 출간했다. 이번 인터뷰도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이뤄진 것이다.
에스퍼 전 장관은 북한이 현재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선 “북한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다시 관심을 받으려 한다고 우리는 추정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일본과 같은 역내 동맹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법으론 “우리가 과거에 썼던 대응법을 신뢰한다”면서 “정치, 군사 지도부 사이에서 여러 다른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전 장관은 주한미군의 4세대 전투기를 5세대 F-35 스텔스기로 대체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선 “북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억지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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