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우범지대로 유명한 케이프타운 매넨버그에 살던 숀 큐피도 씨(44). 매일같이 총성이 울리는 동네에서 세 아이를 키우던 큐피도 씨는 2017년 ‘더 많은 급여’를 내세운 승차공유서비스 ‘우버’를 만나며 인생역전을 꿈꿨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그는 차량을 빌려 운전자로 등록한 뒤 관광지 위주로 운행을 시작했다. 돈을 더 모아 창업하겠다는 꿈도 꿨다.
하지만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버가 운전자를 대폭 늘려 매출이 급락하자 운행 범위를 범죄율이 높은 빈민가까지 넓혀야 했다. 카드 결제가 대중화되지 않은 남아공에서 우버가 이용료 현금 지불을 허용하면서 위험은 더 커졌다. 2년 뒤 어느 날 밤, 큐피도 씨는 승객 두 명이 휘두른 칼자루에 머리를 맞아 피를 쏟으며 도망쳤다. 승객들은 그의 차를 몰고 현장을 떴다. 큐피도 씨는 병원에서 회복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 시간) 큐피도 씨 사례를 전하며 당초 ‘카드 전용’을 앞세워 안전성을 강조하던 우버가 현금 지불을 허용해 개발도상국 운전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현금 지불은 승객의 신원 확인이 어렵고 차에 현금이 있어야 해 강도 위험이 높은데도 실질적인 예방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 2016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현금 지불이 허용된 뒤 우버 운전자 피습이 10배로 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는 운전자 의료보험을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큐피도 씨는 “사건 당시 부러진 안경조차 보상받지 못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망연자실했다. 우버에 사표를 내고 운전도 창업도 포기한 그는 현재 공장에서 밤샘 근무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