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스마트폰에 설자리 좁아져
일본의 세계적인 카메라 회사 니콘이 아날로그 기술 기반의 일안(一眼)반사식(SLR) 카메라 개발을 중단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1959년 SLR ‘니콘 F’ 출시 이후 63년 만이다.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최신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늘면서 거울 등 아날로그 방식의 광학장치를 사용해 화상을 뷰파인더에 투사하는 SLR 카메라의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니콘은 2020년 출시한 ‘D6’를 끝으로 SLR 신제품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기존 모델 생산과 판매는 당분간 이어가지만 SLR와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개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니콘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보도 내용은) 억측에 불과하며 우리 회사 공식 발표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니콘은 SLR 생산과 판매,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LR 신제품 개발을 계속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 캐논에 이어 점유율 2위(2021년 33.9%)로 카메라 시장 양대 산맥을 형성한 니콘은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급속히 퍼지면서 카메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뒤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357억 엔(약 3400억 원)이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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