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공영방송의 수신료 폐지를 추진한다. 영국도 앞서 100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초 공영방송사 BBC의 수신료 폐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럽에서 이런 흐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구당 한 해 138유로(약 18만 원)인 TV 방송 수신료를 폐지하고 정부의 방송 지원금을 줄일 방침을 밝혔다. 시청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 2300만 가구가 내는 수신료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TV 보유 가구가 계속 줄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돼 개혁 필요성이 있다는 여론도 수신료 폐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정부는 수신료 폐지 방안을 물가 급등을 억제하는 ‘인플레이션 억제 법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리마 압둘말라크 문화부 장관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호할 제도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수신료 폐지 이후 방송사가 정부에서 직접 지원금을 받아 정치적 압력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현지 방송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프랑스 정부는 영국 BBC처럼 공영방송의 몇 년 치 예산을 미리 결정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영국도 1월 가구당 159파운드(약 25만 원)인 방송 수신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신료를 2년간 동결하다 2028년부터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공영방송들은 전체 예산의 3분의 2를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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