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반도체 4개국을 의미) 동맹’에 참여한다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중국 유력 관영 언론이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8일자 ‘미국 주도의 칩 동맹 한국의 전략적 이익에 배치된다’는 제하의 논평에서 “미국의 정치 압박 속에서 한국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불분명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이 분명하다”며 견제 목소리를 냈다.
앞서 최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에 대해 ‘칩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칩4 동맹’은 지난 3월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반도체 강국을 대상으로 처음 제안했다”면서 “표면상은 이 동맹은 반도체 생산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절대적인 리더이고, 일본이 핵심 부품 및 원자재 공급을 주도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칩4 동맹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한국 기업들의 상류 접근이 제한돼 발이 묶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 정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면에는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한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작년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 690억 달러 가운데 대중국 수출이 48%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도 이른바 칩4 동맹이 자국 산업망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분열을 초래하는데 목적을 둔 ‘소규모 정치집단’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또 ”만약 세계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최대 시장인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신뢰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한국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 세계 반도체 공급이 과잉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이 받는) 그 영향은 더 심각할 수 있다”면서 “지난 5월 한국의 칩 재고가 전년 동월 대비 53.4% 증가해 4년여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지역의 산업 체인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혜택을 볼 국가는 없기 때문에 (한국 등) 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디커플링 전략을 따르기 보다는 협력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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