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방송 생방송 도중 ‘반전’을 외쳤던 방송국 직원이 17일(현지시간) 또 다시 체포됐다. 변호인은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신변 안전 우려를 제기했는데, 당사자는 몇 시간 후 석방됐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리나 오브샤니코바(44)의 변호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마리나가 구금됐다”며 “그가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그가 자전거를 타던 중 경찰 2명에 의해 흰색 밴으로 끌려가는 사진 3장을 함께 게시했다.
또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체포는) 그의 시위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마 뒤 오브샤니코바는 페이스북에 자신과 반려견 2마리 사진을 올렸다.
그는 “강아지들과 산책을 하려고 문 밖으로 나서자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왔다. 지금 나는 내무부 크라스노셀스키에 앉아 있다”며 모스크바 지역의 한 경찰서를 언급했다.
3시간 후 오브샤니코바는 자신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 왔다. 모든 것이 괜찮다”면서 “여러분은 외출할 때 항상 여행 가방과 여권을 챙기라”고 말했다.
오브샤니코바는 러시아 국영 채널 1 편집자였다. 그는 지난 3월 뉴스 생방송 도중 영어로 “NO WAR”(전쟁 반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난입했고, 지난 15일엔 텔레그램에 크렘린궁 인근에서 아이들의 죽음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사진을 올렸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군에 대해 ‘가짜 정보’를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오브샤니코바는 지난 3월 생방송 반전 시위 직후에도 한 때 구금됐다 벌금형을 받고 석방된 바 있다.
그는 이후 몇 달 동안 독일 언론 디벨트에서 일하며 해외에 있었다. 그러다 이달 초 양육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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