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덮친 ‘살인 폭염’…지금부터 대비해도 40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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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20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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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2.7.20/뉴스1
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2.7.20/뉴스1
“사실 세계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세계는 불타고 있고 이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단지 소비하고 있고 산업들은 계속 운영 중이다. 아무도 기후에 대해서는 하는 것이 없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살인적인 폭염에 맞서고 있다는 한 학생의 발언이라고 미국 CNN은 보도했다. 그는 “런던, 유럽, 미국 등에서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당신은 어느 곳에든 이를 목격할 수 있다. 또 홍수, 산불, 모든 현상들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 올여름 ‘살인 더위’가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산불, 가뭄, 열사병 등 각종 자연·인명 재해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0분쯤 잉글랜드 런던 히스로공항이 40.2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기록은 2019년 잉글랜드 케임브리셔주 케임브리지대 식물원에서 기록된 38.7도다. 전날 영국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적색’ 폭염 경보를 발동하고 향후 43도까지 상승하리라 경고했다.

이날 런던 곳곳에서 화재 피해가 지속되면서 런던시 소방당국은 ‘중대 사건’을 선포했다.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해변, 강, 호숫가로 몰리면서 4명의 익사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탁상용 선풍기는 올여름 큰 인기를 끌며 전국적으로 매진된 상태다.

포르투갈에선 이날 폭염으로 최소 1000명 숨졌다. 포르투갈 보건부(DGS)에 따르면 지난 7~18일까지 폭염 관련 사망자수는 1063명으로 집계됐다. 이웃 스페인에서는 지난 10~15일 약 360명이 폭염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카를로스 안투네스 포르투갈 리스본대 연구원은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사망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소방당국은 화마 진압을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12일 남서부 지롱드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폭염 속에서 일주일이 지나도 진압되지 않고 있다. 이틀 전 필라사구와 랑디랑스에서는 대형 화재로 3만2000명이 대피소로 피신하고 소방관 1200명이 투입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이날 약 1억명 인구에 폭염 관련 기상주의보가 내려졌다고 CNN이 전했다. 폭염 경보는 남부 대평원에서 미시시피·테네시강 계곡 사이와 남서부 일부, 북동부 등에 발령됐다. 남부 대평원에 속해 있는 텍사스주(댈러스), 오클라호마주(오클라호마시티·털사), 아칸소주(리틀록) 등에 시일 내로 43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북동부 지역 익일 최고기온은 37.8도로 예보된 상태다.

중국에서는 매년 기온과 습도가 가장 높은 7~8월 삼복 더위가 40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2일 상하이시, 난징시 등 수십개 도시에 40도 이상 기온이 24시간 지속되리라 예상될 때 발령되는 적색 폭염경보를 내렸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가며 발생하는 이상기후로 지난달 중국 남부에서는 홍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로 무수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수석 과학자는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온실가스에 의해 구동되는 기후 변화가 이러한 기온을 가능케 했고 우리는 지금 실제 그러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세계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를 지속해 배출한다면 3년마다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 변화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40년간 전 세계를 뒤덮는 폭염은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페테리 타랄스 WMO 사무총장은 이날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은 기후 완화 노력에 대한 우리의 성공과 무관하게 적어도 2060년대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기록은 깨지기 시작했다. 미래에는 이런 종류 폭염이 보통이 될 것이고 우리는 훨씬 더 강한 극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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