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부인 “아이들에게 ‘미사일 공습 없으니 푹 자’ 말하고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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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서 연설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는 미국 상원과 하원 의원 약 1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AP 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는 미국 상원과 하원 의원 약 1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AP 뉴시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인을 지킬 ‘방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20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에 요청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미 의회 의사당 방문자센터 의회 강당에서 상원과 하원 의원들에게 약 10분간 연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란스카 여사의 주목도 높은 워싱턴 방문에서 정점은 이번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옷깃에 흰색 천이 덧대진 검정 정장을 입고 연단에 선 젤렌스카 여사는 “영부인이 아닌 누군가의 딸이자 어머니로서 얘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가족사진과 영상을 객석의 의원들에게 연이어 보여줬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젤란스카 여사는 인류의 비극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비극에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하며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세상을 떠난 4살 리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리사는 엄마와 있다가 로켓 공격을 받아 세상을 떠나고 리사의 엄마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누구도 
엄마에게 리사가 죽었다는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하며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세상을 떠난 4살 리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리사는 엄마와 있다가 로켓 공격을 받아 세상을 떠나고 리사의 엄마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누구도 엄마에게 리사가 죽었다는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잔혹함을 비판하며 방공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다치고 가족을 잃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대신 부탁한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부탁이다. 무기를 부탁한다. 누군가의 땅을 공격할 무기가 아닌 누군가를 지켜줄 무기다. 내 집에서 살아서 눈뜨고 아침에 일어나게 도울 무기다”며 방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방공무기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일상 회복에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범한 학생들에게 당연할 일들에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지 못한다. 우크라 아이들은 9월이 되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교사들이 수업을 교실에서 할지 방공호에서 할지 모른다”며 “우리에게 방공무기 시스템이 있다면 확답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연설을 마치자 객석에 앉아있던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유튜브 캡쳐
20일(현지 시간)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연설을 마치자 객석에 앉아있던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유튜브 캡쳐
10분간의 짧은 연설을 마치며 젤렌스카 여사는 “모든 부모가 아이들에게 ‘더는 미사일 공습이 없으니 푹 자라’고 말하는 것. 이게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신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연설이 끝나자 30초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젤란스카 여사가 연설한 강당은 전쟁이 막 시작했던 3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 연설에 나섰던 장소기도 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최한 이번 연설에는 의원 약 1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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