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지구…철로에 흰색 칠하고 다리엔 은박 깔고

  • 뉴스1
  • 입력 2022년 7월 22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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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폭염이 북반구를 강타하면서 온 곳이 말 그대로 녹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전 세계적인 더위로 영국, 중국 등지에서는 도로와 지붕이 녹고 있다.

영국은 지난 19일 최고기온이 섭씨 40.2도를 돌파했다. 영국 역사상 기온이 40도를 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음날인 20일에도 런던 최고기온은 40.3도를 기록했다.

런던 외곽에 있는 런던 루터 공항의 활주로는 더위에 녹았고, 활주로는 폐쇄됐다. 공항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높은 표면 온도로 인해 활주로 일부가 부풀어 올랐고, 수리를 위해 비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런던의 해머스미스 다리에는 은박(포일)이 감싸져 있다. 햇빛을 반사하고 다리를 적당한 온도로 유지해 다리가 팽창하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해머스미스 다리는 지난 2020년 8월 폭염으로 인해 주철 받침대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해 폐쇄된 바 있다. 해머스미스를 관리하는 위원회는 다리를 적정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42만 파운드(약 6억6000만원)가량의 온도 제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철도도 폭염을 비껴가진 못했다. 영국 철도 인프라를 관리하는 네트워크 레일은 “철도 온도가 섭씨 48도 이상”이라며 “철로가 뜨거워져 휘는 것을 막기 위해 철도를 흰색으로 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박물관 지붕이 녹았다. 중국의 북동부 2개 지역을 제외하고, 중국 전 지역에는 고온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지난주에는 84개 도시에는 40도 이상 기온이 24시간 지속되리라 예상될 때 내려지는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적색경보가 내려진 충칭시에서는 자금성 문화유물관 지붕이 녹기 시작했다. 열이 지붕 아래에 깔린 타르를 녹였고, 지붕에 붙어있던 타일은 튀어나왔다.

1억 명 인구에 대해 폭염 관련 기상주의보가 내려진 미국에서는 수도 파이프가 터졌다. CNN은 텍사스주(州)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도 파손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지난 30일 동안 182개의 파이프가 손상됐다”며 “2022년 476개가 손상됐는데, 최근 한 달간 38%에 이상이 발견된 셈”이라고 말했다.

미시시피·테네시강 계곡 사이와 남서부 일부, 북동부 등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남부 대평원에 속해 있는 텍사스주(댈러스), 오클라호마주(오클라호마시티·털사), 아칸소주(리틀록) 등도 시일 내로 43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북동부 지역 익일 최고기온은 37.8도로 예보된 상태다.

이러한 폭염이 올해에만 그치는 ‘이상기후’가 아니라 ‘정상’ 범주에 속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페테리 타랄스 WMO 사무총장은 이날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은 기후 완화 노력에 대한 우리의 성공과 무관하게 적어도 2060년대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기록은 깨지기 시작했다. 미래에는 이런 종류 폭염이 보통이 될 것이고 우리는 훨씬 더 강한 극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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