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의 대형마트 ‘트레이더조’를 찾았다. 최근 미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에 오른 이 마트의 8.99달러(약 1만2136원)짜리 전용 브랜드(PB) 선크림을 사려고 했으나 남은 제품이 없었다. 웹사이트에서도 품절이었다. 이 제품은 한국 소비자도 직구로 즐겨 사는 ‘슈퍼굽’ 선크림과 비슷한 성능을 지녔음에도 가격은 약 4분의 1에 불과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1년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자 이자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이처럼 싸고 질 좋은 제품은 금방 동나고 있다. 유기농 고급 브랜드 대신 PB 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간 유기농 브랜드 ‘바이털팜스’의 6.99달러(약 9436원)짜리 달걀을 샀던 주부 엘리 씨는 최근 4.99달러(약 6736원)인 홀푸드마켓의 자체 브랜드 ‘365 유기농 달걀’로 바꿨다. 그는 기자에게 “외식비를 아끼려고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다 보니 달걀 소비가 늘었다. 더 저렴한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대형마트 PB 상품 비중이 이전보다 1%포인트 늘어난 21.6%를 기록했다. 수도 워싱턴에 사는 라숀다 씨는 WSJ에 “물가가 너무 올라 마트 전용 대용량 우유와 냉동식품을 주로 사고 있다. 베이컨을 못 살 정도로 가난한 느낌이 드는 날이 올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케첩, 수프 등 주요 식료품 제조사들이 물가 상승 속도에 맞춰 가격을 빠르게 올리는 바람에 이들 상품과 PB 상품의 가격 격차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