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국이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수목원에 1억달러를 들여 중국정원을 짓겠다고 한 계획에 대해 미 정보기관들이 정원에 들어설 불탑이 미 의회에서 3km 떨어진 워싱턴 최고 지대에 자리해 도청에 적합한 자리라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불탑 건설 자재를 외교행랑으로 들여와 미 세관이 검사하지 못하도록 한 점도 우려스런 일이었다. 이에 따라 미 당국자들이 중국의 정원 건설계획을 착공전에 차단했다.
이 같은 반탐활동은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주도한 것으로 미 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의 미국내 스파이활동이 지난 10년새 급증한 것으로 말한다.
2017년 이후 미 당국자들은 중요 기반시설 인근 지역의 토지를 중국이 매입하는 것을 조사해 중국 스파이와 민감한 군사 및 정부 시설에 대한 도청기지로 보이는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미 CNN은 24일(현지시간) FBI가 군사시설 인근에 설치된 중국 화웨이사의 통신장비에 대해서도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 화웨이사는 화웨이 통신시설이 미 국방부에 할당된 통신 주파수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화웨이 장비가 민간 통신 내용은 물론 엄격하게 금지돼 있는 군과 미전략군(USC)의 주파수도 감지해 중국이 미국의 핵무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당시 조사에 관여한 다수의 소식통들이 밝혔다.
FBI 소식통은 “가장 민감한 대상에도 개입하며 3축 핵무기의 지휘통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핵무기 지휘통제가 교란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비밀리에 수행된 이 조사는 2019년까지 백악관 등에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해 가을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화웨이사 등 중국 회사의 소형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이는 FBI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라고 한 전직 당국자가 밝혔다.
2020년 미 의회는 미 전역의 중국산 화웨이와 ZTE사의 휴전전화 장비를 대체하는 예산 19억 달러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후 2년 동안 미국 지역 통신회사들 어느 곳도 아직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5일자 FCC 평가에 따르면 모두 교체하는 비용이 30억달러로 늘어났다.
추가예산을 의회에서 승인받지 못한 FCC는 화웨이 장비 대체 비용의 40%를 보상할 것이라고 말한다.
2020년말 미 법무부는 상무부에 화웨이 장비의 국가 안보 우려를 통보했으며 미국에 설치된 장소 정보를 제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래 상무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화웨이에 대해 시급히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지를 확인했다.
이 조사는 느리지만 현재도 진행중이다. 안보 당국자들은 화웨이 장비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중국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 상무부 조사 결과에 따라 미 통신회사들은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지 않을 경우 벌금 등 처벌을 당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중국의 위협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고 있다. 미 국립 반탐 및 안보센터(USNCSC)는 미 기업 및 지방 정부들에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중국의 위장 활동에 대해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국장은 매 12시간 마다 새로운 대중국 조사가 시작된다며 “조사대상이 2000건 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이버 해킹만이 아니라 다른 주요국과 함께 더 큰 해킹을 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미국 요원과 기업들 정보를 많이 해킹한다”는 것이다.
그는 몇 년 동안 미군기지 인근의 중계탑에 화웨이 장비가 설치돼 “우리 회사들이 우리와 가치가 다른 나라가 우리 통신 기반시설을 파고드는데 활용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화웨이 기술이 미국 안보에 위험 요인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일부에선 외국인혐오증적 과잉대응이라고 비판한다. 미 당국자들이 정당한 중국의 투자와 스파이 활동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화웨이사는 “미국에 수입된 우리 장비는 모두 FCC의 검사를 통과한 것이다. 우리 장비는 FCC가 승인한 주파수내에서만 작동한다. 미 국방부 주파수에는 접근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정부가 중국의 스파이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하게 큰 그물을 던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중국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하는 미국 교수들에 대한 기소가 증거불충분으로 기가되는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미 정부가 유령을 뒤쫓고 있다는 비판도 한다. 그러나 조지타운대 안보 및 신기술센터 선임연구원 애나 푸글리시는 “중국을 중립적으로 본다면 음모론은 미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중립적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돼 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FBI는 핵 사일로 기지 등 일부 비밀 군사시설과 연결된 콜로라도주와 몬타나주의 주간 고속도로 25(I-25)와 네브라스카주 간선도로의 신호가 인구 밀도가 낮은 데 비해 과도하게 많은 것을 발견했다. 이 지역의 소규모 통신회사들이 값싼 화웨이사의 라우터를 통신중계기에 설치했다.
미군 기지 주변의 화웨이 통신장비가 급증하면서 연방 조사가 시장됐고 화웨이가 군부대 인근 중계기 중개장비를 지역 통신사들에게 이익이 남지 않는 싼 값에 공급했음이 드러났다.
FBI는 화웨이 장비 자체에 대한 조사에서도 미 국방부 주파수 통신을 인식해 교란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I-25 고속도로 주변에서는 또다른 우려사항이 파악됐다.
2014년 이 지역의 통신사인 비아에로사가 현지 언론사와 제휴해 고해상도 카메라를 중계기에 설치해 날씨와 교통량을 중계했다. I-25를 따라 설치된 수십대의 카메라가 교통량과 날씨 및 토네이도 폭풍을 감지한다.
그러나 이들 카메라는 미군 차량과 요원들의 이동도 포착했다. 미 정보 기관들은 공개된 동영상을 중국이 확보해 검토하는 것으로 판정했다. 중국 정보기관들이 카메라를 해킹해 원하는 곳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카메라들이 화웨이사 통신망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2019년 I-25 고속도로의 문제점이 백악관에 보고된 뒤 중국회사들이 다른 지역에서 토지를 매입하거나 공원이나 공장 건설을 진행하는 사례들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유타주의 극도로 민감한 군사 시험 시설 인근의 위험한 상업 거래를 차단했다. 미국은 유타주에서 초음속 무기 등을 실험하고 훈련한다. 2020년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도 중국의 첩보활동이 이유였다.
I-25 고속도로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 보고된 뒤 FCC는 미 정부 보조금을 받는 통신회사들이 화웨이와 ZTE사 장비를 교체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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