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는 분명히 승리한 전쟁…참전용사 새긴 추모의 벽 자랑스러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6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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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키나드 전 참전용사협회 회장 인터뷰

“3만6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사한 한국전쟁(6·25전쟁)의 유산을 이제 영원히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6·25전쟁 참전용사 래리 키나드(Larry Kinard·94) 전 한국전참전용사협회(KWVA)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27일 추모의벽 제막식에 대해 “무척 자랑스럽다”며 이 같이 말했다. 키나드 전 회장은 6·25 전쟁에서 오른팔과 다리를 잃었던 ‘왼손 경례’의 주인공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1925~2022)과 함께 추모의벽 건립에 앞장섰던 인물. 지난해 5월 추모의벽 착공식 때는 가장 먼저 연단에 올라 참전용사들을 대표해 기도문을 읽기도 했다.

키나드 전 회장은 “6·25전쟁을 기억하는 참전용사들이 너무 많이 세상을 떠나면서 6·25 전쟁의 유산이 잊혀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추모의 벽은 그 유산을 기억하려는 노력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를 알리려 자비를 들여 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다”며 “결국 그 노력이 성공의 결실을 맺으니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미 텍사스 A&M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키나드 전 회장은 1950년 미 육군 소위로 임관해 1951년까지 포병교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수 차례 전선(戰線)에 투입해달라는 요청 끝에 1952년 미 3보병사단에 배치돼 38선 최전방 포병 관측 장교로 근무하며 임진강 전투에서 중공군과 사투를 벌였다.

키나드 전 회장은 전선에 배치됐던 첫날 밤 중국군의 공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했다. 그는 “감시초소에 있는데 갑자기 나팔소리와 북소리가 진동해 내다보니 온통 참호로 기어오르던 중국인들로 언덕이 새까맸다”며 “정말 무서웠지만 참호에서 중공군과 싸웠고 많은 이들이 전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금도 내가 더 빨리 중공군의 공격을 알릴 수 있었다면 그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2011년 통신회사를 은퇴한 키나드 전 회장은 5년 동안 미국 전역의 학교를 찾아 미국 내에선 ‘잊혀진 전쟁’인 6·25전쟁을 알리는 ‘텔 아메리카(Tell America)’ 프로젝트에 힘을 쏟았다. 미 국방부 지원을 받아 펴낸 6·25전쟁 요약서 2만5000부를 학교 도서관에 보급하기도 했다.

키나드 전 회장은 이날도 ‘한국전쟁 유업재단(이사장 한종우)’이 개최한 월드콩그레스 행사에서 미국 전역에서 온 65명의 역사·사회 교사들에게 유업재단이 펴낸 6·25전쟁 교육자료를 설명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6·25 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것은 잘못됐다. 그것은 분명한 승리한 전쟁이었다”며 “한국이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엄청난 경제성장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승리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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