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루비니 “1970년대 오일쇼크보다 심각한 경기침체 올 것”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6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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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경제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동아DB
‘닥터 둠‘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경제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동아DB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이번 경기침체가 ‘짧고 가벼울 것’이란 생각은 완전한 망상”이라며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루비니 교수는 이날 불름버그 방송에 출연해 심각한 경제위기의 징후로 팬데믹 기간 급증한 ‘채무’를 들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선진국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가 넘어가고, 재정 지원으로 버티는 좀비 기업이 늘었다”며 “선진국 부채 문제는 하위 섹터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24%, 일본이 257%로 높아진 상태를 지적한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이 동반되는 경기침체)에는 적어도 채무비율은 낮았고, 2008년 금융위기에는 부채가 문제였지만 인플레이션은 낮았다”며 현 경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에 채무위기가 겹치는 최악의 침체 직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이 트리거가 돼 “(좀비) 기업, 그림자금융(은행 기능을 하는 비은행 투자사), 각국 정부, 주택금융시장 및 가계 순으로 무너질 것”이라며 “1970년대, 2008년 경제위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주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 발표를 앞두고 경기침체 논란이 뜨거운 상태다. 24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해도 경기침체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데 대해 “바이든 정부가 경기침체의 정의까지 바꾸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자 CNN 등 주요 언론은 “이번 주 진실의 순간에 직면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미 경제계는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14%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칼 더글러스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휘발유 식료품 가격 인상이 소비자의 지출 능력에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댈러스 연준이 발표한 7월 텍사스주 제조업활동지수도 -22.6으로 석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제조업활동지수가 0보다 낮은면 기업들이 경기 위축을 전망한다는 의미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및 전자 제조업이 모여있다. 텍사스 전자 업계는 이번 조사에서 “부품 확보 문제로 공장 문을 닫는 것이 다반사”라며 “소비자용 제품 재고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보아 하반기 경기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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