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등 15개국 25년째 공동운영
러, 사용기한 연장 논의중 일방 발표
WP “우크라 침공 제재에 철수 결정”
美 “유감… 러 철수후 운영방안 검토”
러시아가 2024년까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 공동 운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협력 분야에서도 서방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국장은 “(러시아가) 2024년 이후 ISS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 분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주 협력 시대가 끝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ISS는 러시아와 미국을 주축으로 15개국이 1998년부터 공동 운영하고 있다. 당초 ISS 사용 기한을 2024년으로 했으나 양국은 최근까지 이를 203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ISS를 2030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미국은 난색을 표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미국에 철수 의사를 공식 표명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 철수 후 ISS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수십 년 이어온 값진 협력이 유감스럽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가 계속되자 러시아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항공우주산업 관련 제재를 발표하자 전 로스코스모스 국장은 ‘ISS가 지구에 추락하게 손놓을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설계부터 참여 국가 역할을 분담했기에 러시아가 빠진다면 ISS를 당분간 정상 운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ISS가 추락하지 않고 고도를 유지하게 추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은 전력 공급과 항법 장치 운영을 담당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노스럽그루먼,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돕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국은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짓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 우주정거장을 2028년부터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도 2030년 이후 ISS 대신 자체 우주정거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