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운영 메타, 사상 첫 분기 매출 감소…“빅테크 고속성장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8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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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예외주의’ 종말 지적도 나와
경기침체, 광고 불황에 소셜미디어 업계 직격탄
MAAMA(메타 알파벳 아마존 MS 애플)도 공급망 보호무역 구인난 등 신음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광고 시장 불황과 경쟁 심화가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고속 성장했던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며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메타는 27일(현지 시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 감소한 288억 달러(약 37조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월가에서 예상했던 289억 달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 줄어든 67억 달러(약 8조7000억 원)를 거둬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번 실적 악화는 메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 부진 때문이다. 2분기 광고 부문 매출은 1년 사이 1.5% 감소한 281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은 기업들의 광고 집행을 축소시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침체로 디지털 광고 사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불황이 얼마나 오래갈 지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 상황이 이전 보다 더 나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틱톡과의 경쟁 심화도 한 몫 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을 앞세운 틱톡은 이용자들을 계속 끌어모으며 광고 시장 내 점유율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메타는 또 지난해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 변경으로 맞춤형 광고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타는 그동안 사용자들의 모바일 활동내역을 추적해 관심사, 취향을 분석하고 광고 효율을 높여왔는데 애플이 운영체제(OS)인 iOS상에서 사용자가 허락하지 않은 정보수집을 아예 못하게 막아 버린 것이다. 이에 메타는 애플 정책 영향만으로 올해 매출 손실액이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 총 매출의 8%다. 메타는 현재 더 적은 사용자 데이터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아무리 빅테크 기업이라도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보호무역 확대와 공급망 차질, 높은 인건비 등 각종 악재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물리법칙의 예외인 것처럼 고공행진했지만 이제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력의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인도 등에서 확대되는 개인정보 규제와 자국우선주의를 두고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넷에도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특히 디지털 재화, 서비스가 주력인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걱정거리다. 26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암울한 성적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697억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3% 증가했는데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이다. 스냅도 사상 최저 분기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트위터는 매출이 감소했다. 또 애플은 4월에 2분기 매출이 기존 예상치보다 40억~80억 달러가량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의 공장이 주로 중국에 있어 공급망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도 걸림돌이다. IT 기업들은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고액연봉을 제시하며 ‘몸값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다. 지난 10년 동안 알파벳, 애플, 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7배 늘어 22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여가 커질수록 확장은 고사하고 유지도 힘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영원히 성장할 것 같던 온라인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도 리스크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이전의 성장세로 돌아가며 디지털 광고 역시 오프라인 광고처럼 계절성을 나타내고 있고 전자상거래도 고속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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