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경선…수낵, ‘존슨 뒤통수’ 지적에 “신임 잃은 지도자”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29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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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 대표 및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보리스 존슨 총리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내며 각자 지지층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수낵 전 장관은 존슨 총리가 민심을 이반하고 신임을 잃은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한 반면 트러스 장관은 존슨 총리를 옹호하면서 지지 세력 결집을 시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이 중부 리즈에서 주최한 선거 운동 첫 번째 행사에서 “존슨 총리의 뒤통수를 쳤다”는 지적이 나오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옳은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청중의 관련 질의에 당시 존슨 총리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면서 “우리가 매우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개인적으로 도저히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가볍게 내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나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던 (존슨) 총리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다. 나 역시 모든 것을 바쳤다. 그를 위해 일했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겨냈다”며 “나는 그가 브렉시트(Brexit) 교착 상태를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린 앞에 놓인 도전들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고 내가 남아 있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사임했고 그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피력했다.

또 보수당 당원 1만4000명이 존슨 총리의 경선 참여를 원한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의회에서 60여 명이 사퇴했다. 총리는 의회의 신임을 얻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순간 신임을 받지 못했다”고 우회 비판했다.

존슨 총리를 우크라이나 특사로 파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일을 맡길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수낵 전 장관은 “그(존슨)가 그것을 하기를 원할지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존슨이 (내) 내각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지적은 존슨 총리의 내각 장관으로 일하고도 그의 불명예퇴진을 유인했다는 비판이었다. 수낵 전 장관은 존슨 총리의 성 비위 인사 임명 강행과 이 과정에서의 거짓말 논란이 일자 지난 5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함께 사임해 60여 명의 내각 줄사퇴를 촉발했다. 이로 인해 존슨 총리는 7일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존슨 총리는 경선 후보자들이 최종 2인으로 추려지는 과정에서 수낵 전 장관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존슨 총리를 끝까지 지지했던 트러스 장관은 상반된 태도를 보이며 지지자들에게 어필했다.

트러스 장관은 테레사 메이 전 총리와 존슨 총리 중 누가 나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렇게 말하겠다. 2016년 선거에서 보리스를 먼저 지지했고, 그가 경선에서 떠난 뒤 메이를 지지했었다”며 “나는 항상 보리스 존슨의 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가 총리로서 환상적으로 일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브렉시트를 타개했고 (코로나19) 백신을 전달했다. 그의내각의 충실한 구성원으로서 일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낵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그래머 스쿨’(grammar schools·영국 중등학교)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부유층 자녀에 특혜를 준다는 불평등 논란 속에 1960년대부터 대부분 폐지됐던 것이다.

수낵은 “나는 교육의 우수성을 믿는다. 교육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며 “또한 학교 시스템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이 주최하는 선거 유세 행사는 6주 동안 12차례 열린다. 이전 TV토론과 달리 두 후보가 각각 짧은 연설을 한 뒤 청중의 질의를 받는 형식이다. 영국 차기 총리를 결정할 보수당 대표 경선 결과는 오는 9월5일 나온다. 현재 과도 정부 총리를 맡고 있는 존슨 총리는 바로 다음날인 6일 공식 사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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