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1일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순방 대상국이 4개국이라고 트위터에 올린 뒤 대만이 방문국에 포함됐는지에 대해 “보안상 이유로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장난을 하면 스스로 타죽는다”고 경고한 데 이어 공개석상에서 똑같은 말로 미국을 위협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군이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겅솽 주유엔 중국부대표는 지난달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어떤 나라는 대만 관련 중국의 주권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중국의 주권 수호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관련국이 불장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 강성 논객으로 꼽히는 후시진(胡錫進) 전 환추시보 편집장은 “미군 전투기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에스코트한다면 그것은 침략”이라면서 “중국군은 펠로시가 탄 비행기와 미군 전투기를 강제로 쫓아낼 권리가 있고 (경고가) 통하지 않는다면 격추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대만과 불과 126km 떨어진 푸젠성 앞 수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위한 항행 금지 구역을 선포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