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의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78) 전 이사가 신사복 기업 아오키홀딩스(AOKI HD) 측에서 이미 드러난 약 4500만엔(약 4억원)의 자금수수와 별도로 총 2억엔(약 20억원) 이상을 추가로 받은 의혹이 불거져 일본 검찰이 수사 확대에 나섰다. 검찰은 다카하시 전 이사가 올림픽 스폰서 선정 과정에서 압력을 가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산케이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다카하시 전 이사가 총 2억엔 이상 뇌물을 추가로 받은 정황이 도쿄지검 특수부에 포착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관련 단체들에 기부했고, 1억엔(약 10억원) 이상은 아직 수중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자금이 흘러들어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오키홀딩스 측은 다카하시 전 이사가 대표로 있는 컨설팅 회사(커먼스)와 매월 100만엔(약 983만원)을 지급하는 컨설팅 계약을 맺기 전후의 기간에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츠의 자회사를 통해 2차례에 걸쳐 총 2억엔 이상을 커먼스 측에 송금했다.
커먼스는 이 중 수 천 만엔을 일본 광고기획사인 ADK홀딩스(도쿄)와 다른 광고회사를 통해 일본올림픽위원회에 가입한 마술(馬術), 세일링(요트) 등 관련 단체 2곳에 기부했다. 이에 검찰은 ADK홀딩스를 전날 압수수색했다.
다카하시 전 이사는 2021년부터 아오키의 컨설팅 업무를 여러차례 하청을 받아 맡고 있었다. 그는 검찰의 임의 사정청취에서 2억 수천만엔와 관련, “지금까지의 컨설팅 업무의 미지급 보수였다”며 위법성을 부정했고, “기부는 아오키 측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남은 자금은 차입금 변제 등에 썼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아오키 히로노리 전 아오키홀딩스 회장은 2억엔 이상 지출을 놓고 “경기단체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였다”며 다카하시 전 이사와는 다른 해명을 내놓았다고 한다.
한편 도쿄지검 특수부는 덴츠에서 파견됐던 올림픽 조직위 전 마케팅 국장에 대한 임의 사정청취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올림픽 라이선스 상품에 대한 심사 일정을 단축해달라는 아오키 측의 요청을 받은 다카하시 전 이사가 당시 도쿄올림픽조직위 마케팅 국장에게 올림픽 관련 사업에 관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관련 경위를 확인 중이다.
덴츠는 도쿄올림픽 당시 조직위로부터 스폰서 모집 업무 등을 전담하는 업체로 선정됐고, 조직위 마케팅국에는 덴츠로부터 다수의 사원이 파견돼 스폰서의 모집 업무나 공식 라이선스 상품 승인 수속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조직위 전 마케팅 국장은 “다카하시로부터 공식 상품의 심사 등에 대해 여러 번에 걸쳐서 연락을 받아 ‘서둘러야 한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올림픽 당시 주변에도 “(다카하시가) 이사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하는 한편, “공식 상품의 심사를 앞당겨서는 안 된다”고도 얘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 전 이사는 조직위 마케팅국에 대한 압박에 대해 “심사 절차를 빨리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공식 상품 전체에 대해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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